뉴욕 MoMA : Montien Boonma's House of Hope

태국의 대표적인 예술가인 몬티엔 분마는 희망의 집( House of Hope, 1996-97 )이라는 작품을 통해 붉게 칠한 나무 계단의 피라미드 위로 널려있는 수 천개의 염주가 채워진 몰입감 있는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벽을 둘러싼 그림은 구름 또는 불교 사찰의 향 연기를 나타내며 작가는 태국의 약용 허브와 향료로 색채와 염주를 만들어 절에 들어갈 때 처럼 우리를 보호하는 부모가 존재하는 것과 같은 따뜻함을 느끼도록 했다. 이 작품은 1995년 그의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제작되었으며 그로부터 1년 전 아내가 암 진단을 받게 된 것이 작가가 헌신과 치유의 불교적 관례에 몰입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분마의 '집'은 현재에도 존재하는 위기인 환경 재해, 산업화, 전염병의 시대에 희망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흙빛 소재와 나무 향을 통해 자연 그대로의 감각을 구성한 '희망의 집'의 구상안이 1996년 도쿄 현대 미술관(MOT)에 제공되었을 당시엔 더 많은 수의 구슬과 스툴을 필요로 했다. 몬티엔은 미술관의 제작팀에 의뢰해 구슬이 매달릴 금속 프레임을 고안했으나 도쿄에 도착해서야 몬티엔은 지나치게 두껍고 산만할 정도로 밝은 흰색으로 제작된 프레임이 자신이 원하는 공중부양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작품이 대형 갤러리에 배치되어 빈 공간이 많아 친밀감을 떨어뜨리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일본에서는 그의 작품이 향기를 분출했다고 회상하며 뉴욕의 작품에서는 사우나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따뜻한 인상을 주고 본인은 그것이 더 좋다고 한다.

처음 작품이 있는 공간의 냄새를 맡았을 땐, 마음이 차분해지는 절간 향을 기대했는데 왜 대중 목욕탕 사우나 냄새가 나지? 하며 실망했었는데. 그래. 어찌보면 겨울에 한번은 뜨끈한 사우나를 방문해야 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사우나 냄새를 인정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