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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ume/ISIPCA 20-21

ISIPCA MSc Fragrance Expertise : 프랑스에서 향수를 공부한 지난 3개월

by 남푸가 최고다 2021. 5. 22.
ISIPCA 베르사유, 2021

화학 전공을 바탕으로 향을 많이 아는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한국은 향을 배우기 위한 폭 넓은 시장과 인프라가 없다는 말을 듣기만 했지 이제서야 ISIPCA에서 공부를 하며 실감했다.
20대 초반, 한국 유일의 조향 학원이라는 곳에 가기 위한 몇 백만원을 모으려고 고생한 기억도 있다. 그래도 무작정 향수 공부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을 때 흔쾌히 좋은 이야기를 해주신 몇몇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도 지금의 이야기를 남겨두려고 한다.
(물론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지만)

아직 번역본이 없어서 내가 부지런히 번역해봐야지 하며 읽었던 책이다. 작년에 출간된 Les Parfumeurs 라는 책인데 유명한 조향사들이 어떻게 이 좁은 세계에 들어왔는지, 그들이 살아온 일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향수 업계는 가업을 물려받는 경우가 아닌 이상 문전박대를 당하기 쉽다는 이야기가 많다. 책에 나오듯 누구도 쉽지않게 조향사가 된 걸 보면서 그만 노력하고 싶은 게으름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다짐도 했었다.
'이 바닥 좁은거 알지?'라던지 '정말 힘드니까 취미로만 해' 등 남의 말에 낙담할 필요도 없지.

한 조향사는 눈앞에서 조향사가 되는 문이 닫혀 모든 창문을 두드려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ISIPCA에 지원하면서 나도 너무 창문으로 억지로 들어가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굳이 이렇게까지?' 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 시절이 무색하게도 지금 하는 공부가 정말 재미있어서 마음에 큰 안정감이 생겼다.

어찌됐건 MSc Fragrance Expertise 과정에 합격해 화학 소비재 제조 과정에서 응용 화학적 관점의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Labo project를 중심으로, 향료의 Creation과 Application, 제품 개발 과정, Marketing project에 대한 공부를 했다.
물론 실망감에 헤매던 시간도 있었다. 이 학교를 졸업한 사람 중 잘 된 사람만 보고 희망을 가졌지, 백수도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직접 경험해봐야 안다고ㅠㅠ 세계 최대 향료회사인 Givaudan의 Perfumery school을 방문한 BBC 다큐멘터리에서 한 날카로운 선생님은 모든 지원자가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조향사가 되고 싶었어요.' '저는 할머니가 인정한 개코에요.' '어린 시절 마당에서 경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향수로 표현하고 싶어요.' 라는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하는데, ISIPCA또한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유들로 향수를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모인 곳이었다.
그리고 향수 시장에 필요한 사람은 다양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나는 도대체 뭐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향수 시장은 과포화 상태이다. 연간 몇 천개의 신제품이 출시되고, 그 향이 그 향인 것이 문제라고 한다. 그래서 이 향수는 서울의 역동적인 여성들에게 영감을 받았네, 이 향은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낯선 남자의 향을 표현했네 등 마케팅과 스토리텔링 경쟁이 무척 심하다.

뭐 어쨌든,

나는 200년 전의 책과 50년 전의 비틀즈 음악이 아직도 좋은 것 처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매 시즌마다 새로운 향수로 '영감'을 표현하는 예술가보다는 어떤 향료로 어떤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사람들에게 어떤 생각을 하게하는지 공부하는 것이 매우 재미있고 더 배우고 싶다.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는 사실에 매일 큰 기대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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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이야기들을 더 남겨두면 어떨까
- 한국 대학원 석사 지원서, ISIPCA 지원서 이야기
- 프랑스에서 인턴 구한 이야기
-프루스트의 마들렌, 당신의 마들렌
-프랑스어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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