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TER 타고 그라스로 출근하는 길.
Innovo Grasse는 그라스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허브 같은 곳인데, 프랑스어로는 pépinière d'entreprises 라고 표현한다.
이 날씨 좋은 남프랑스에서 새로운 사업을 운영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그 중 종종 오피스에 반려견을 데리고 오는 분이 있었다. 검정색 강아지가 발끝은 흰색이라 이름이 미카도였다.
조향사 어시스턴트는 조향사가 주는 포뮬러에 맞게 향료를 섞는 일상이 반복되는 직업이다.
각 향료가 전체 향수에서 어느 정도의 비율로 들어가는지, 후각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스스로 공부하고 옆에 계신 선생님한테 어떤 질문을 해서 무얼 얻어가느냐에 따라 이 6개월이 큰 자산이 될수도있고 단지 졸업을 위해 적은 돈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시간이 될 수 도 있는 것 같았다.
조향을 하면서 한국에서 인기있을 것 같은 포뮬러가 있으면 리스트를 선정해서 같이 스멜링을 해보자는 선생님의 의견에 새로운 미션이 생겼다. 그 때 고른 향 중 하나가 아래 디퓨저 향이었다.
투명하면서 이슬을 잔뜩 머금은 것 같은 신선한 꽃 향기가 공간에 깨끗함을 더해주었다.
새로 조향한 것을 샘플 재고로 넣어두고, 기존 것은 알코올에 희석해 가져가도 좋다는 말에 스틱을 함께 챙겨 집 화장실에 두었다.
점심 시간엔 잠깐 밖에 나와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쉬었다.
매일 매일이 영화 '콜미바이 유어 네임'이었다.
수련을 마치고 (실제로) 하산하면 온 세상이 수고했어 이제 놀아! 라고 해주는 것 같았다.
집에서 저녁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해가 쨍쨍한 하늘을 보는게 정말 좋았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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