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가워졌다. 어릴 적 할머니 집 근처에는 밤 나무가 있어서, 가을이면 떨어진 밤송이를 나뭇가지로 열거나 발로 밟아 실한 알밤을 꺼냈던 기억이 있다. 가시에 찔릴 수도 있는 두려움과 뜨거운 밤을 한 번 깨물고 나서야 맛볼 수 있는 달콤한 맛은 그 당시 내가 이해한 고진감래이다. 그 맛을 고작 티 스푼으로만 퍼서 봤어야 했으니, 깐 밤을 튀기고 설탕을 끼얹은 밤 맛탕 같은 음식은 내 평생 친구 집에서 딱 한 개 먹어본 고급 요리였다. 교환학생으로 프랑스에 오고 나서야 밤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무스 형태의 디저트나 크림과 잼으로 만들고 심지어 물감처럼 짤 수 있는 종류의 스프레드까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달콤한 밤을 큰 숟가락으로 한가득 먹을 수 있었던 것!
이처럼 프랑스는 밤을 사랑했다.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에서 스완이 고모할머니에게 매 년 설탕에 절인 밤인 마롱 글라세 Marron Glacé를 선물로 들고 왔다는 구절에서도 나타나듯 밤은 초콜릿보다 귀한 선물이 되기도 한다.
밤을 향한 애정어린 마음은 향수에서도 표현이 된다. 달콤함과 견과류의 고소함 사이에서. 자칫하면 헤이즐넛, 땅콩, 초콜릿, 바닐라 같은 다른 향으로 느껴질 수 있는 비슷한 냄새들의 틈에서 어떻게 정교하게 자리를 잡았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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