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살면서 읽고 싶은 한글 책이 밀리의 서재에 있다는 것은 크게 반가운 일이다. 시카고에 살고 있는 저널리스트 주드 스튜어트의 책 코 끝의 언어는 작가가 코로나 기간 동안 51가지 냄새에 관해 수집한 작가의 영감과 자료의 모음이다.
최근에 쓰여진 작품인 만큼 IoT시대에 현대 미술, 영화 등에서 후각 전문가들이 어떤 시도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되어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내가 후각에 흥미를 느끼고 향수를 알고싶어 하는 이유는 '기분이 좋거든요.'라는 단순하면서 힘이있는 한 마디로 정리될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냄새는 화학이 가장 문학에 가깝게 표현되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후각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저자는 10가지 카테고리 (꽃과 허브향 / 달콤한 향 / 감칠맛의 냄새 / 흙 내음 / 수지 향 / 쿰쿰한 냄새 / 톡 쏘는 향 / 짭짤하고 고소한 냄새 / 상큼하게 설레는 향 / 신비로운 냄새) 로 나누어 여러 냄새를 소개한다.
대부분의 조향사가 '아름다운 자연의 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반면 작가 스스로 본인은 비전문가라고 이야기하는 이 책에서는 우리 생활 속의 냄새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인 작가의 생활 속의 냄새)가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배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방대한 연구 자료로 설명한다. 후각에 대한 시각이 넓어지는 점이 좋았다.
말하자면 잔잔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비터 아몬드 냄새가 시신이 청산가리로 독살당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미스터리 소설 속의 클리셰였다니.
시카고에 초콜릿 공장이 있고 종종 도심으로 초콜릿 냄새를 뿜어내는데, 어느 날 어떤 초콜릿 냄새가 나는지 알려주는 모바일 앱이 나와 인기를 끌었다고?
모로코 사람들은 녹차에 싱싱한 스피어민트와 설탕을 넣고 함께 끓이는구나.
유자 향을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은 동짓날에 유자를 잘게 썷어 넣은 물에 목욕을 하며 건강을 기원하네.
앤디 워홀. 3개월마다 향수를 바꿔 사용하면서 향으로 과거를 떠올렸다니. 하면서 말이다.
글쓰기라는 행위. 생각과 고민에 냄새가 있다면 삼나무 연필 냄새일 거라는 작가만의 표현도 좋았다.
저절로 우리 주변엔 어떤 향이 있을지. 한국 사람들은 어떤 냄새로 과거를 떠올리고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경동 시장의 한약재 냄새가 그럴까. 갓 지은 떡 시루에서 나오는 뜨거운 증기의 냄새는 어떨지. 녹차, 유채꽃, 감귤의 향을 담는 제주의 향일 수 있을까.
진해 군항제의 벗꽃에 영감을 받아 탄생했으나 지금은 사라진 아틀리에 코롱의 앙상 진해처럼 더욱 많은 우리 주변의 향이 흥미로운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을지도 기대하게 된다.
<ENG>
The book was published in 2021 in the US. The journalist from Chicago collects and shares inspiration and historical, cultural, and scientific backgrounds about smells and 51 scents.
From the beginning, the author introduces the recent endeavors of scent specialists in the modern art and movie industry in this era of information technology.
If one asks me why I am interested in smells and why I want to study perfumes, I would say it's because of many people's responses 'This scent makes me happy.' Likewise, the author says the scent is where chemistry is most closely expressed as literature.
The smells in this book are categorized into 10: Floral and herbal / sweet / savory / earthy / resinous / funky / sharp & pungent / salty & nutty / tingling & fresh / otherwordly.
As a fragrance trainee, many people including me focus on exploring beautiful nature scents.
I enjoyed broadening my perspectives on the culture and history behind smells in our lives (precisely an American viewpoint).
In other words, it was a series of small surprises.
Bitter almond was a cliche in mystery novels that reveals the murder from cyanide poison?
There's a chocolate factory in Chicago, and there also was a mobile app that tells which chocolate smell is bursting out to the city?
People in Morocco enjoy green tea with spearmint and sugar.
Japanese people love the smell of yuzu, they bathe in hot water with yuzu to wish good health.
Andy Warhol changed his perfume every 3 months, and traveled back to the past by smelling them!
I also liked the author's words that the smell of the act of writing, thoughts, and consideration would be the smell of cedar wood pencil.
Coming back to my cultural background, what would be the smells that can evoke Korean people's childhood?
Perhaps the smell of Korean medicine herbs at Gyeongdong market. Steams from freshly cooked rice cake. The mixture of green tea, yellow rapeseed flowers, and citruses in Jeju island.
Like cherry blossom flowers in 'Encens Jinhae' by Atelier Cologne, I look forward to discovering the scents of Korea in fragrance cre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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