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elorea.com/collections/the-forgotten-words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국의 향 문화를 소개하는 향수 브랜드가 2021년 11월 뉴욕에서 출시되었다.
첫 컬렉션으로 태극기의 건,곤,감,리에서 영감을 받은 향수 네 종류가 있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태극기를 소개한다는 좋은 의도와 한국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담은 오브제와 포토그래피가 인상 깊었던 브랜드이다.
이번에 새로 출시된 THE forgotten WORDS는 오미자, 깻잎, 인삼 등 한국적인 향을 담은 제품이 몇가지 있어 궁금한 마음에 디스커버리 세트를 구매해서 시향을 해 보았다.
핸드솝과 핸드크림 샘플이 함께 배송되었고, 깔끔한 검정색 종이 상자에는 2ml 샘플 4종 (송아리, 잠비, 이내, 흐노니)이 들어있다.
이렇게 각 향에 담긴 원료와 제품에 대한 이야기가 설명되어있다.
이 중 내가 궁금했던 향은 오미자가 들어간 송아리 향과, 깻잎이 들어간 잠비, 인삼 향을 담은 흐노니였다.
집에 있던 시향지에 뿌려서 첫향과 잔향을 비교해 보았다.
송아리
한 줄기에 열린 꽃이나 열매를 표현하는 순 한국어로, 오미자, 오디, 허니써클, 뮤게, 자두 꽃, 샌달우드, 화이트 앰버, 비건 머스크 향이 담겨있다고 한다.
나는 레드 베리, 오렌지 꽃, 자스민, 화이트 플라워, 뮤게, 탑에 있는 buttery sulfurol 향을 느꼈고 달콤하면서 주스같은 꽃 향기에 이어 머스크, 앰버 향을 맡을 수 있었다.
지속성도 좋고 잔향도 좋은 꽃향기여서 계절에 상관없이 사용하기 좋은 여성 향수라고 생각했다.
잠비
예측하지 못한 비를 뜻하는 말인 이 향수는 빳빳하게 다려진 흰색 와이셔츠가 떠오르는 파란 빨래 비누 향이었다.
깻잎, 베르가못, 생강, Petitgrain, 클라리세이지, 오리스, 장미수, 장미, 오크모스, 베티버, 랍다넘 레지노이드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오리스 향을 깨-끗-한 빨래비누의 매운 향으로 기억해서 특히 많이 느껴진 것 같다. 그리고 라벤더, 패출리, IBQ 같은 부드러운 가죽 향이 남성향수의 깔끔함을 자아내는 것 같았다. 특별히 어떤 원료가 깻잎을 표현하는데 사용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라면 Peril alcohol을 써서 지금과 같은 촉촉하고 투명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었을 것 같다. DHM과 머스크 향도 느껴져 남자 스킨 냄새와 같은 코롱 향이 난다.
나는 개인적으로 위의 두 향수가 가장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내
파랗고 안개같은 이미지를 뜻하는 이내는 베르가못, 쿨 오존 어코드, 오렌지 플라워, 뮤게, 자스민 잎, 앰버, 머스크, 샌달우드를 담았다고 한다. 바다와 뜨거운 햇빛이 있는 공기를 표현할 때 Marine, Ozonic 하다고 하는 원료를 사용하는데, 나는 초반의 과일 향은 좋았지만 뒤로 갈수록 이 ozonic 플라스틱, 비닐 향이 조금 강하다고 생각했다.
흐노니
흐노니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향수이다. 베르가못, 인삼, Forget-me-not이라는 푸른 들꽃, 장미, 장미 앱솔루트, 소프트 스웨이드, 베티버, 머스크, 바닐라 향이 들어갔다고 한다.
탄 설탕 같은 Maltol과 바닐라 냄새가 첫 향으로 느껴졌고 Suedral이나 IBQ라는 원료에서 맡았던 가죽 향이 부드러우면서도 어렴풋하게 어두운 느낌을 주면서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 같아 인상깊었다.
네 향 모두 전반적으로 은은하고 깨끗하고 가벼운 느낌으로 절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한 조선시대의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다.
한국의 문화를 향을 통해 알리는 상징적인 첫 브랜드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perfume >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를린 여행에서 SPEKTRUM Berlin (1) | 2023.03.27 |
---|---|
조향사 직업 소개 Do Dream Project (1) | 2014.12.14 |
댓글